여름이다.
별로 더위를 타지는 않지만, 이상하게 생긴 신체구조로 인하여 여름만 되면 고생이다. 약간이라도 기온이 올라간 상태에서 의자에 조금만 앉아 있으며, 허벅지가 흥건히 젖어버린다. 기분이 나쁨은 물론이고, 보기에도 안좋다. 한동안 이에 해결책은 없다고 생각하면서 살다가 어느날 이런 의자를 만나게 된다.
그 이름도 유명한 허먼 밀러 에어론 의자다. 등판은 물론 좌판까지 메쉬 소재로 되어 있어, 전혀 땀이 차지 않는다. 선풍기라도 틀어놓으면 솔솔 바람이 사방으로 느껴진다. 처음 앉아본 곳은 외국계 컨설팅회사로 미팅이 있어 갔는데, 이 유명한 의자가 회의실에도 뒹굴어 다니는걸 보고 살짝은 놀랐다. 그리고 앉아보고 또 다시 놀랐으며, 돌아와서 가격을 알아보고는 잊어버렸다.
하지만, 언젠간 꼭 사리라 맘을 먹고 시간이 꽤 흘렀는데, 이런 제품이 눈에 띄게되었다.
어라 뭐가 다른거지? 만든 회사가 다르고, 브랜드가 다르다. 이 제품은 SCANDEX라는 대만회사가 만든 의자다. 우리나라에서는 여기서 자세한 내용을 알아볼 수 있다. 허먼 밀러 에어론과 동일한 미국산 METREX의 메쉬를 사용하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으며, 기능도 얼핏 비슷하게 구현해 놓았다. 하지만, 나에게 가장 중요한것은 기능 보다는 좌판이 메쉬로 되어 있느냐 아니냐이며, 이 의자역시 충실히 나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의자이다. 에어론 보다 아주 싼 가격이긴 하지만, 어물쩡 하는 사이에 환율 폭탄을 맞아 이 물건 역시 저멀리 멀어져갔다.
이러면서 다시 올 여름이 닥친것이다.
에어론 의자가 나온지 시간이 꽤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산 아류작이 나오지 않는것으로 봐서는 메쉬로 의자를 만드는게 쉽지는 않은가보다라고 생각하고 있긴 했지만, 이건 너무 오래 걸렸다. 드디어 오픈 마켓에 저렴한(?) 메쉬 의자를 발견한 것이다.
오픈 마켓 기준 20만원대 초반의 저렴한(?)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는 이 의자는 BNI라는 꽤 오래된 국내 가구제작 업체로 메쉬 의자 전문(무려 전문!)회사이다. 착한 가격으로 바로 구매를 결정했으며, 받아보니 DUPONT사의 메쉬를 사용 하고 있으며, METREX사의 메쉬보다는 좀 포근하며, 나쁘게 말하면 덜 짱짱한 느낌이다.
기능은 전무 하다. 뒤로 젖히는 기능 및 Gas Up 쇼바 말고는 전혀 없다. 하지만, 좌판이 메쉬로 되어 있고 앉아보니 꽤 괜찮은 착석감으로 이번 여름부터는 시원하게 지낼 수 있을것 같아 기분 좋다.